이번에는 직무와는 관련성이 조금 낮을 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취업 후 알아두면 도움이 될 만한 주제를 다뤄보려고 한다. 바로 '해외출장' 이야기다. 지금은 코로나 시국 때문에 해외출장이 전면 취소된 상황이지만 일상이 다시 회복되기를 바라며 적어보는 해외출장 꿀팁들을 방출해보려고 한다.
"해외출장, 신나지 말 것"
처음 내가 들어간 부서는 '투자유치팀'이었기 때문에 국내 및 해외 출장이 많았다. 특히 박람회 사업을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주요 박람회들에 참여했고 해외는 연간 약 5-6회 정도 참여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느 지역으로 갈 것인지 역시 사업계획서 작성 시 선정한다.)
🛫첫 해외출장의 시작
해외 박람회도 지역에 따라 담당자가 나뉘어져 있었다.(아시아/유럽/미주) 당시 나는 부서 신입이었기 때문에 특정 권역의 담당을 맡지 않았고 아시아 권역을 담당하는 사수의 업무를 보조했다. 4월 첫 일본 출장이 있었고 사실 나는 살짝 들떠있었다. 하지만 다른 직원분들은 나라면 차라리 안 간다며 혀를 내둘렀다. '많이 힘든가' 걱정이 들면서도 다른 마음으로는 '벚꽃축제 기간에 일본이라니!🎡'라며 일정을 기다렸다.
아니 그런데 출장 일주일전에 사수분이 인사발령으로 타 부서로 가게 되었다...? 갑자기 나보고 담당자를 하라고 한다. "네?? 제가요??!?!!" 이때부터였을까. 일등석을 태워준다고 해도 가기 싫은 출장이었을 줄이야...
🛫해외출장 사전작업
해외 출장은 사전 작업의 비중이 전체 업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사전에 모든 준비를 마치고 가야 현지에서 모든 일정을 소화할 수 있다. 그리고 현지에서 문제가 생기면 대체가 어렵기 때문에 더욱 철저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사실 이렇게 준비를 한다고 해도 돌발상황은 늘 생기지만 준비가 부족하면 일정 차질은 물론 함께 가는 관리자 및 공무원분들께 제대로 혼날 수 있다^^
(1) 출장단 구성
: 출장 일정이 다가오면 유관기관과 내부에서 출장을 갈 인원을 선정한다. 이는 일정과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기관에서는 실무자 1-2명, 관리직급 1-2명으로 구성되었고, 유관기관은 그 쪽 상황에 따라 다르게 구성되었다. 유관기관이라 함은 기관이 예산을 교부받는, 즉 업무에 관할권이 있는 곳으로 보면 된다. 내가 있던 곳은 국비/도비/시비를 모두 받는 곳이었으므로 유관기관은 중앙부처, 000도청, 000 시청이었으며 그중 기관을 담당하는 부서에 속하는 인원들 중 출장인원을 선발한다. 그래서 사실 유관기관 인원이 많을수록... 높은 분이 갈수록...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다.
(2) 숙소/교통 예약
: 인원이 먼저 선정되어야 하는 이유는 숙소와 교통편을 예약해야하기 때문이다. 해외의 대형 박람회는 정말 많은 기업과 기관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주변 숙소를 빨리 잡지 않으면 방이 없을 수 있다. 또한 나의 첫 출장지인 일본은 벚꽃시즌이었기 때문에 항공권과 숙소 모두 빨리 예약을 해야 했다. 공무원 규정에 따라 숙소 상한선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박람회 바로 앞에 위치한 좋은 숙소는 남의 떡이고 계속해서 차선책을 찾아야 한다. 또한 현지에서 이동이 많기 때문에 리무진 서비스를 예약해야 한다. (티비에 나오는 고급 리무진이 아니라 일반 승합차?인데 운전해주시는 분이 따로 계셔서 일정을 공유하면 일정에 맞게 운전해주신다. 왜 리무진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렇게 불렀다.)
(3) 부스 설계
: 박람회장에서 우리 부스의 디자인, 안내문 내용 등 모든 과정에 대해 계속해서 논의한다. 부스 크기에 따라 용역사에서 시안을 몇 개 보내주면 그중에서 시안을 고르고 테이블의 위치나 색, 티비의 위치 등을 계속해서 조정한다. 또한 외국어로 번역되는 경우 오타나 잘못된 정보 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확인을 해주어야 한다. 이 모든 내용은 박람회 사업을 담당하는 용역사와 계속해서 소통하며 진행하는데 박람회 개최일 전까지도 공사가 계속된다.
(4) 미팅 준비
: 사전 업무의 가장 중요한 점으로 바로 해외출장의 목적이 되는 업무이다. 해외에 나가는 이유는 우리 기관에 관심이 있는 기업을 발굴하고 동시에 현지에 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장기적인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이다. 박람회를 개최하면서 그 안에 있는 기업과 기관들끼리 미팅을 가지기도 하지만 사전에 약속된 일정이 있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 먼저, 사전에 컨택한 곳은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미팅 시 더 좋은 결과를 산출해낼 수 있다. 두 번째로, 짧은 시간에 더 많은 기업/기관과 만나 해외출장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이다. 세 번째로, 사전에 일정을 잡는 것이 비즈니스 예의이며 한국의 공공기관 중 한 곳으로써 자부심을 가지고 업무를 할 수 있다. 주로 미팅 일정에 따라 출장의 전체적인 동선과 일정이 정해지기 때문에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변수가 많아 끝까지 긴장하게 되는 업무이다.
(5) 출장 계획서 결재
: 대략적인 일정이 나왔다면 '출장 계획서'를 작성해야 한다. 해외출장은 보통 기관장의 결재사항이므로 거쳐야 하는 단계가 많다. 대략적으로 '팀장→부장→본부장→기관장' 단계를 거치게 되며 그만큼 수정의 연속이다ㅎㅎ... 보통 계획서에는 출장의 개요/목적/활동내역/소요예산/기대효과/참고자료(부스, 미팅 기업 자료) 등을 적는데 20장 정도 된다. 계획서를 결재받고 다른 사전 업무를 진행하면 큰일 난다. 보고서 제출 이전에 간략한 보고서나 구두를 통해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힌 상황에서 사전 업무를 동시에 진행해야 하고, 이는 최종 계획서이기 때문에 완벽한 내용이 들어가 있어야 한다.
🛫해외출장 사후 작업
출장에서 돌아오면 몸이 천근만근이지만 담당자는 쉴 새가 없다. 바로 첫 출근일에 구두로 상황을 보고하고 사후 보고서 작성 업무에 들어가야 한다. 현지에서 중간보고를 계속하기는 하지만 정식 보고서는 출장 일주일 이내로 결재를 받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어마어마한 양을 빠르게 정리해야 한다. 이 때문에 나는 박람회장에서도 노트북으로 보고서 초안을 작성했다ㅎㅎ
(1) 보고서 작성
: 해외출장은 소요되는 예산이 많기 때문에 그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업무를 해야한다. 보통 일정은 박람회 이전 1일~박람회 종료일까지로 4일~7일 정도 된다. 보고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1) 회의 내용과 2) 예산 지출 증빙에 대한 부분이다.
(1)-1. 회의
사후 보고서는 사전 보고서보다 1.5배~2배 정도 양이 많은데 주된 이유는 회의록과 상대 기업/기관의 관련된 내용 보고이다. 회의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했고, 이것이 향후 정부와 기관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상세하게 작성해야 한다. 특히 사전에 미팅을 약속한 곳은 더욱 심도 있는 이야기가 가능하기 때문에 상호 발전방향 등을 논의하기도 한다. 보고서 내용을 통해 해당 해외 출장이 의미가 있었는지를 검증받기 때문에 정말 자세하게, 많은 내용을 기록하여 보고해야 한다.
(1)-2. 지출증빙
해외출장에서 지출은 기관 감사 등에서 주요 검증 대상이므로 더욱 면밀하게 검증되어야 한다. 공무원 여비규정에 따라 숙박비/식비/교통비가 알맞게 정산되었는지, 그리고 법인카드로 지출한 금액이 사전 계획과 동일한지 등을 설명한다. 증빙에 필요한 사진, 영수증, 회의록 등을 꼼꼼하게 첨부하여야 한다.
(2) 사후관리
: 현지 회의에서 필요한 자료가 있으면 주고받거나 향후 관계 형성을 위해 계속해서 컨택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이때 관계 형성이 잘 되면 다음에 현지로 출장을 갈 때 다시 만날 수도 있고, 역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 우리 기관을 찾아올 수 도 있다. 사실 계속해서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담당자들에게 쉽지 않은 업무이지만, 출장 때만 반짝 친밀함을 내보이면 다음에 컨택할 때 접촉이 어려울 수 있다.
사실 작성 전에 해외출장에 대한 이야기가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는데 적다 보니 생각보다 양이 많아졌다. 일본에서 첫 해외출장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세끼를 꼬박꼬박 먹었음에도 살이 빠져서 돌아왔던 기억이 있다;; 팀장님, 부장님에 공무원분들까지 모시고 일정을 소화하려니 밥도 잘 안 넘어갔다. 다른 분들 먼저 식사를 보내고 이후에 나 혼자 박람회장 편의점에 가서 돈가스 도시락을 내 돈 내고 먹었던 게 유일한 자유시간이었다. 원래는 내 경험을 좀 더 풀어보려고 했는데 이는 기회가 된다면 또 적어봐야겠다.
해외출장 간다고 신나지 마세요... 직원분들이 모두 안쓰럽게 쳐다보는 데는 이유가 있더라고요. 그래도 다시 비행기 탈 날을 기다리며 해외 출장자들 모두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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